대학을 꼭 가야 할까?
당연한 얘기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10대의 나이에 이런 의문을 품고 있다면 십중팔구는 '가야 한다'라고 말하고 싶다.

'대학을 꼭 가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아래 글을 읽어보며 미래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잡아나가면 좋을 것 같다.


유형1. 왜 꼭 대학을 가야 해요?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반대로 묻고 싶다. "왜 안 가려고 하나요?"
안 가려고 하는 분명한 이유와 계획이 있다면 안 가도 된다. 정말 진심이다.
그런데 내가 겪어 왔던 경우를 되짚어 보면, '그냥 싫다'는 경우가 많다.
사실은 대학을 가기 싫은 게 아니라 대학을 가기 위해 노력하는 게 싫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자.

유형2. 배우고 싶은 게 없어요
배우고 싶은 게 없으면 앞으로 무엇을 직업으로 삼을 것인가?
사실, 배우고 싶은 게 없을수록 오히려 대학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는) 뒤늦게 내가 하고 싶은, 배우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대학이라는 것이 그 길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히려 대학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며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유형3. 공부에는 흥미가 없어요
그럼 뭐에 흥미가 있는지?
착각하지 말길. 공부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기 싫은데 참고 하는 것이다.
당연히 놀고 자는 게 공부하는 것보다 좋다. 그러나 나의 미래를 위해 잠시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공부하는 것이다.
더불어 공부에는 여러 분야가 있다. 대학에서도 다양한 전공을 가르치듯.
그런데 그 어떤 것도 배우고 싶지 않다? 그냥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먹고 싶다'는 것을 고급지게 포장하는 핑계는 아닐까.

유형4. 인생 한 번뿐인데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래요
신조어까지는 아니지만 YOLO(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한 번인 인생, 참지 않고 하고 싶은 거 다 즐기고 살겠다는 건데, 솔직히 의문이 든다. 정말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언가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밥을 먹든, 여행을 가든, 게임을 하든.
우리나라는 대학을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에 따라 연봉이 많이 달라지는 편이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대학을 안 가고 20대 초반에 하고 싶은 거 다 했다. 그리고 내 친구는 대학 다니며 공부 하느라 나만큼은 못 놀았다. 그런데 30대가 되어서 친구가 호화로운 해외 여행을 다녀온 사진을 올린다 (사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예시를 든 거다). 나는 해외 여행을 가고 싶지만 비용도 부족하고 직장 복지도 좋지 않아 국내 여행 다녀오는 게 전부인데.
그걸 보고 하나도 부러운 마음이 안 들 거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거 하지 말라고는 안 했다. 정말 계획적이고 열정적이라면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공부도 할 수 있다.

유형5. 대학 가는 돈도 시간도 아까워요 그 시간에 일해서 돈을 벌래요
확실히 대학 등록금은 많이 아깝다. 몇 천만 원짜리 가치가 있는 배움의 과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학위증의 가치는, 슬프게도, 그 이상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인 것이다.
대학은 길어야 4년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얻은 직장은 몇 십년이다. 대학에 가지 않으려는 이유가 단순히 돈과 시간이 아까워서라면, 다시 한번 가치평가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유형6. 대학 가는 거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어린 나이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정말 큰 축복이다. 그런데 혹시 그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계획도 있는지?
남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계획이 있다면 안 가도 된다. 여기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직업의 귀천 같은 것을 따지라는 것은 아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다만, '내가 이래서 대학에 가지 않으려 한다'라는 계획이 인정받을 만큼 뚜렷하고 결심이 확고한지를 묻는 것이다.


마치며
내가 학벌주의에 찌들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맞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우리 모두가 학벌주의에 찌든 세상에 살고 있다.
냉정하지만 세상은 나의 '노력'을 자세히 들여다볼 만큼 시간도 애정도 넘쳐나지 않는다. '결과'만 가지고 인재를 비교하기에도 바쁜 세상이다.

요즘은 '노력하지 않아도 돼', '노력을 강요하지 마세요'라는 류의 문구를 간간히 보곤 한다.
노력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노력한 사람과 똑같은 대우와 결과를 주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거나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다. 일부러 기분 나쁘게끔 썼으니까ㅜㅜ..
하지만 정말 확고한 목표와 이유로 대학을 진학하지 않으려는 사람이라면, 솔직히 기분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 이야기가 아니니까.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들을 저평가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 중에도 대학을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고, 세상에도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훌륭하고 좋은 분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슬프게도 지금은 그때보다 더 각박한 사회가 되었고, 그렇기에 앞으로 더 각박해질지 모르는 미래를 살아갈 분들이 어린 나이의 호기로 인해 후회할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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