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졸업생이 말하는 고3 적정 수면시간 (부제: 수험생은 잠을 줄여야 하나)

* 포스팅마다 저의 출신학교나 성적을 부각하는 것은 자랑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평범한 1인일 뿐...

다만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역설하기 위함이니, 다소 불편하셔도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

 

고3은 몇 시간 자야 하나요? 6시간 넘게 자면 안 되나요?

 

삼당사락(三當四落)이란 말이 있다.

3시간 자면 붙고 4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이다.

솔직히 삼당사락은 너무 오버스럽지만, 어찌됐든 '적정한 수면시간'에 대한 문제는 수험생활 내내 가져가야 할 숙제인 것은 분명하다.

 

수험생 시절 나의 수면시간

나 역시 고등학생 때 이 수면시간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나는 잠도 많고 잠자는 걸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냐면, 아무것도 없는 날에는 18시간 정도는 그냥 잘 수 있다. (물론 중간에 깨지만, 바로 다시 잔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시 나에게 적정한, 그리고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정한 수면시간은 8시간이었다.

그런데 우리학교는 7시 30분까지 등교였기 때문에, 6시 30분에는 일어났어야 했고, 8시간을 자려면 10시 30분에는 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험생에게는 사치스러운 일이다. 불가능하기도 하고.

 

그래서 고1, 2 때는 12시 ~ 1시 사이에 잤다. 6시간 정도 취침했던 것이다.

그런데 고3이 되자 수면시간을 더 줄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찾아왔다.

솔직히 4시간은 무리지만, 5시간 이상 자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벽 1시 ~ 1시 반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1시 반 ~ 2시 사이에 잤다. 4시간 30분 ~ 5시간 정도 잤던 것이다.

 

 

적게 잔다 ≠ 많이 공부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오버스러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 말은 내가 결과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갔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불충분한 수면시간은 결국 어디서든지 채워져야 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게 편안한 침대가 아니라는 것뿐이지.

수면시간을 줄인 고3 때는 독서실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은 길어졌을지언정, 앉아서 졸거나 엎드려 자거나 책상 벽에 기대 있는 시간도 많이 늘어났다.

나 스스로도 5시간의 수면은 내 몸에 버겁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몸이 편한 걸 내 스스로 허락하지 못했을 뿐이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서. 그래서 책상에 앉아 졸면 졸았지, 침대에 누워 편하게 잘 생각은 못했던 것이다.

정말 바보 같은 행동이다.

 

 

잠을 줄인 만큼, 그 시간을 오롯이 공부에 투자할 수 있다면 줄이는 게 맞다.

예를 들어, 중학생 때 나는 7시간 정도 잤었는데 고등학교에 올라와 6시간으로 줄였고, 그만큼 더 공부할 수 있었다. 이건 잘한 일이다.

 

하지만, 공부시간만 많이 채우고 정작 내 머리는 채울 수 없다면, 차라리 1시간 더 자고 맑은 정신으로 집중력 있게 공부하는 게 낫다.

나 역시 부족한 수면시간으로 인해 꼭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게 아니더라도 인강을 틀어놓고 꾸벅꾸벅 졸아서 인강을 서너 번 돌려봐야 했던 적이 많이 있다.

결국 무리하게 한 시간 줄인 잠은 한 시간의 비집중으로 돌아온 것이다.

 

 

잠자는 동안 학습한 내용이 기억된다

우리는 컴퓨터가 아니라서 학습한 내용을 단번에 기억하지 못한다. '학습'이 '기억'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깨어 있는 시간에 학습한 정보는 잠을 자는 동안 기억으로 전환된다. 잠은 '저장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행동인 것이다.

 

그래서 나도 시험 전날, 새벽까지 공부하더라도 최소 3시간은 자곤 했었다. 잠자는 동안 내가 벼락치기한 내용들이 차곡차곡 정리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확실히 잠을 안 자거면, 암기한 내용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머릿 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에게 맞는 적정한 수면시간 찾기

사람마다 달리기 속도가 다르고 심박수가 다르고 혈압이 다른 것처럼, 적정 수면시간은 서로 다르다.그러니 남들에게 맞추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수면시간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1-2주 정도 수면시간을 바꿔보며, 깨어 있는 시간에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수면시간을 찾아가야 한다. 

 

나의 경우, (성인이 되어서야 찾게 되었는데) 최소 필요 수면시간은 6시간이다. 하루에 6시간은 꼭 자야 한다. 그리고 휴일에는 8시간 수면으로 다소 부족했을 수면시간을 보충한다.

 

그리고 수면주기를 활용하면 다소 적은 시간으로도 개운하게 잘 수 있다.사람은 잘 때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주기로 얕은 수면과 깊은 수면, 얕은 수면, 꿈 수면의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기 때문에 1시간 30분 단위로 잠을 자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마치며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공부한다는 것도 어쩌면 서러운 일인데, 잠도 내 마음대로 못 잔다는 건 정말 서러운 일이다.그러니 잠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었으면 좋겠다. (푹 자라는 건 아니다^^;;)각자에게 맞는 수면시간을 잘 찾아보고, 찾았다면 그것이 남들보다 조금 길다 하더라도 자기만의 페이스를 잘 유지해 나갔으면 좋겠다.대한민국 수험생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