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플랫 구성원은 아래와 같다. (나름 국기색으로 구별해봤다)

- 일리야: 우크라이나 남자애인데 무려 19살이다. 우리 플랫 공식 말썽꾸러기. 취리히 연방공대에 교환학생중이지만 곧 정식학생으로 편입하려고 준비중이다. 
: 스위스 남자애인데 20살로 일리야와 같은 학과이다. 키가 크고 토르랑 너무 닮아서 별명이 토르이다.
마르따: 스페인 여자애인데 20살로, 취리히대학교에 교환학생 중이다. 포스 있고 흥도 많은 장난꾸러기이다.
다니엘: 스코틀랜드 남자애인데 20살이고, 취리히대학교에 교환학생 중이다. 거의 매일 매순간 술을 마신다. 나긋나긋한 성격+말투로 마르따와 늘 티격태격하는데 그런 둘을 보고 있으면 너무 재밌다.
: 오스트리아 남자애이고 23살이다. 유일하게(?) 이 플랫에서 깔끔함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
- 난디따: 인도 여자애인데 20살이다. 그럼에도 벌써 석사학생이다. 모두가 어떻게 난디따가 20살에 석사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근래에 만들어진 신조어는 아니지만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의미로, 이공계를 선호하며 인문계는 취업에서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이게 전 세계 공통인지는 몰랐다...

 

 

도니올(원래는 이 플랫에 살았지만 이제 본국으로 돌아간 우즈베키스탄 남자애)의 송별회 날이었다.

다같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아래와 같은 대화가 이뤄졌다.

 

도니올: 마르따, 너는 전공이 뭐야?

마르따: 정치학이야.

도니올: 그러면 너는 졸업하면 뭐 할 거야?

: Nothing.

마르따: 맞아, 정치학으로는 아무것도 못하지.

: 아니면 맥도날드?

일리야: ㅋㅋㅋㅋ 여기 주문이요!

난디따: 그나저나 마티아스는 본국에서 취업했다면서? 어디 취업한 거야? 아는 사람 있어?

: 핀란드 외교관련 부서에서 일하게 됐대.

마르따: 오, 정말? 나 좀 불러달라고 해.

: 그런 쪽 일 아니야.

마르따: 그래, 알겠어, 나는 맥도날드나 가야지.

 

와우...ㅎㅎㅎ...

정말 벤의 매운맛 촌철살인에서 너무 웃펐다...

 

그리고 다니엘이랑도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다니엘은 식품화학쪽을 전공하고 있다.

내가 "너는 네 전공이 마음에 들어? 한국에는 자기 전공 별로 안 좋아하는 경우도 좀 많이 있거든."이라고 했더니, 다니엘이 "아니, 별로야. 어렵고 재미없지."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러면 왜 그 전공한 거야?"라고 물었더니, "이쪽 분야가 취업하기 수월하니까. 인문계는 취업이 어렵잖아."라고 하는 것이었다.

 

뭔가 참 씁쓸한 현실이면서도, 나는 대학원 오면서 이과로 전향해서 좀 다행이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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