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비자 발급기(2편): 추가문의에 대한 답변과 비자 발급 연기

비자 발급에 대한 추가 문의 비자 면접을 본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대사관에서 연락이 왔다. 스위스쪽에서 내가 낸 지원서에 대한 추가 문의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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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작성했듯이 나는 스위스 비자 발급을 지연했었다.
그런데 그 비자 받는 일이 이렇게까지 지연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일단 나는 스위스에 무비자로 입국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
먼저는 내가 스위스 및 독일 여행 & 현지 적응을 위해 입학일보다 2개월 전으로 비행기를 예매했는데, 스위스에서는 입학일 한 달 전부터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취리히 이민국에서는 내가 스위스(에서 인정해주는) 통장이 없다는 '통장 문제'로 인해 나에게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았다.
 
 

무비자 입국기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로 무비자로 스위스 입국을 감행한 나는, 경유지인 핀란드에서 입국심사를 할 때 매우매우 긴장했었다.
귀국행 티켓도 없고 비자도 없는 나를 보며 심사관은 "너 비자 없니?"하고 물었다.
나는 최대한 침착하고 초연하게 "응, 내가 스위스 대학교에 입학하게 돼서 비자 신청했는데 아직 발급이 안 됐어. 곧 나올 거고 독일에 가서 받을 거야"라고 답했다.
여차하면 보여주기 위해 가방에는 대학 합격증도 넣어놨었다.
다행히 심사관은 "ㅇㅋ"하며 쿨하게 패스해줬다.
그리고 당연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놀랍게도 스위스에서는 아무 입국심사가 없었다.
그래서 여권에도 핀란드 도장만 찍혀 있다.
 
 

스위스 통장 발급 사투기

스위스에 입국하기 전, 나는 신한은행 통장으로 21,000프랑이 있음을 증명하려 했다.
하지만 취리히 이민국에서는 Finma approved bank라고 자기들이 인정하는 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스위스인 보증을 받거나 스위스 통장을 만들라고 우겨댔다.
 
한국 대사관에 전화해보니 가끔가다 이런 경우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스위스 통장을 만들 방법이 전무하다고 못 박아서 깔끔하게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이민국에 상황을 잘 설명해 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취리히 이민국에 "한국에서는 스위스 통장을 만들 방법이 없고 신한은행은 주요 은행 중 하나이다. 나는 가서 스위스 통장을 만들테니 일단 비자를 허락해달라"는 글을 보냈었다.
 
하지만 취리히 이민국은 완고하게 안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대사관에 다시 물어보니 "그러면 학교에 도움을 청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출국일이 다가와 나는 무비자로 스위스에 오게 되었다.
 
그렇게 스위스에 도착하여 학교에 찾아가 내 사정을 설명했다.
놀랍게도 학교 직원은 "우리도 몇몇 아시아 학생들에게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학교에서는 아무 도움을 줄 수 없고, 학생이 스위스인 보증인을 찾거나 통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친절하게 스위스 통장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다.
여기서 엄청 헤맸던 게, 나는 그동안의 인터넷 자료조사를 통해 "비자 발급 -> 거주증 발급 -> 통장 만들기"라는 고정관념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비자 없이, 거주허가증 없이도 통장을 만들 수 있었다. 이걸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걸...
자세한 건 다음 포스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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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거주등록 & 통장 만들기 (feat. 비자 취득을 위한 이민국과의 전쟁)

스위스에 도착하면 일단 14일 이내에 거주등록을 해야 한다. 문제는 나는 스위스에 일단 무비자로 입국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을 때에도 칸톤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거주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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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장에서 송금 (거래외국환은행 서류 갱신)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스위스 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21000프랑을 옮기려고 봤더니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분명 나는 스위스에 오기 직전 12월 중하순에 신한은행에 유학서류를 제출하며 거래외국환은행 지정을 하고 왔었다.
그런데도, 새해가 됐으니 유학생 신분증명을 다시 해야 거액송금이 가능하다 하더라...^^

그래서 어플로 다시 대학재적 증빙서류 제출을 했는데, 카톡으로 신한은행 담당자분이 나한테 할 말이 있는데 전화를 안 받아서 톡 남긴다고 연락이 왔다.
당연히 나는 해외라서 전화가 안 되져..^^...
익숙&능숙하게 아빠한테 전화 좀 대신해서 무슨 일인지 알아봐달라고 하니, 서류 발급일이 올해여야 한다고 하더라.

솔직히 기가 찼다...
서류 발급일이야 2022년 12월 말이라 해도 서류 자체가 증명하는 내 학업기간이 2023년 2~7월인데도 안 된다니...
아무튼 그 다음날 학교에 새로운 날짜로 서류 뽑으러 갔다.
근데 사무실이 잠겨 있다...? 학기중이 아니라서 화목 오전에만 여는 걸 잊음...^^
그 다음날 다시 와서 5프랑 주고 서류를 다시 뗐다.

그리고 어플로 서류를 다시 올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신청현황이 신청코드:25에서 변하지 않는 것.
기다리다 지쳐서 다시 아빠 찬스로 담당자한테 문의하니 알고 보니 이게 승인처리된 거라는 답변을 받았다^^...
아무튼 그렇게 드디어 송금을 신청했고, 놀랍게도 바로 다음날 송금이 완료되어 있었다.

 

PostFinance 잔고증명서 떼기

이제 남은 것은 현금으로 가지고 있던 4천 프랑을 입금하고 잔고증명서(bank statement)를 떼는 것.
그래서 중앙역에 있는 PostFinance에 갔다.
근데 ATM에서 아무리 봐도 뭐가 입금인지 모르겠어서 옆사람한테 헬프를 요청하니 여기서 입금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네...?
그래서 직원한테 4천 프랑 입금하고 싶고 잔고증명서 떼고 싶다고 했더니, 둘다 PostFinance에서는 안 되고 우체국(Die Post)에 가야한다고 알려줬다.

다행히 3~4분 거리에 우체국이 있어서 갔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면 불러준다.
그리고 직원분한테 현금을 건내고 시키는 대로 체크카드를 기계에 꽂았더니 다행히 입금이 무사히 잘 됐다.
신기한 건 그 많은 돈을 하나하나 손으로 센다는 것... ^^;;


아무튼 그러고나서 잔고증명서 달라했더니 이 영수증 쪼가리를 주었다... 네? 이거 아니라고요...
이거 말고 증명서, 정식서류가 필요하다 했더니 그건 다시 PostFinance 가라네..? ^^

그래서 다시 Post Finance로 뛰어갔다. 점심시간 15분 전이라 초조..
확실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은행 직원에게 독일어로 적힌 이민국 레터까지 보여주며 이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데 접수처 직원이 잔고증명서가 뭔지 잘 모르는 게 함정...
자꾸 이해 못하길래 "내 이름, 그리고 여기 잔고가 얼마 있는지 적혀 있는 서류가 필요해."라고 말하자, "음... 그러면 지금 당장은 아니고 다음주 월요일에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라고 해서 "(드디어 이해했구나!!) 그래!! 괜찮아!!!!"라고 외쳤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렇게 다음주 월요일 우편으로 잔고증명서가 날아와 모든 것이 끝이 났다.
라고 하려고 했는데 아니었다...
월요일에 온다는 우편은 화요일 오후가 되어서도 안 왔다.
이곳 스위스에서 여러 우편들을 받아봤지만, 웬만한 거 이쯤 되면 도착할 시점이었기 때문에 다시 초조해졌다.

그래서 은행 재방문..^^
은행에 오니 그 직원이 나 보자마자 "오!" 하면서 알아봤다. 이러다가 VIP 되겠어. Very Irritating Person...
아무튼 아직도 우편 못 받았다 하니 다시 조회해주겠다고 했다.
조회 결과, 아직 처리중으로 나왔다. 다시 말해 아직 우편 발송은커녕 서류 발급조차 안 했다는 것이다.
 
살짝 불안한 것은, 내가 딱 21000프랑을 보유한 상태에서 잔고증명서를 요청했었고, 그 이후에 집세 지불 등으로 거의 1천 유로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서류 발급이 업무시점 기준으로 이뤄진다면 나는 21000프랑 미만을 가진 것으로 나올 것이었다.
그래서 직원에게 "그러면 내가 그 서류 발급할 때까지 21000프랑을 사용하면 안 되는 거야?"라고 물었더니, "아니, 그건 아니야. 여기 요청사항에 보면 '이 고객이 이 신청일 기준으로 21000프랑을 가지고 있다는 문서를 떼달라'라고 되어 있거든. 그래서 사용해도 괜찮아"라고 했다.
하지만 정말 미안하게도 전혀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래도 돈을 안 쓸 수는 없기 때문에 알겠다 하고 집에 왔다.
 
그리고 그주 목요일 드디어 우편물을 받았다. 그런데 서류가 아주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이걸로 증빙이 될까...? ^^;; 깐깐한 취리히 이민국에서 이걸 받아줄까? 싶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스캔본을 제출했다.
 
 

비자 승인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아빠를 통해 주한 스위스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비자가 승인 났는지 확인을 했다.
왜냐하면 비자는 스위스 대사관 혹은 총영사관에서만 받을 수 있는데, 스위스에는 스위스 대사관이 없기 때문에 스위스에서는 비자를 받을 수 없고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만 비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기중이었던 나로서는 아무때나 독일, 이탈리아에 갈 수 있는 게 아니고, 이제 90일 무비자가 만료되어 가기 때문에 굉장히 초조했다.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비자 승인이 안 됐다는 답을 받았다.
'뭐지?' 싶었는데 어느날 한 편의 우편물을 받았다.
열어보니 놀랍게도 취리히 이민국에서 보낸 것으로 '비자 승인 ㅊㅋ'라는 내용이었다...!
 
근데 충격적인 건 95프랑을 또 내라는 것..^^;; 그만 좀 가져가
 
 

비자 이관

이제 비자와의 사투가 거의 끝이 보였다. 이제 이걸 밀라노 총영사관으로 이관하고 가서 받아오기만 하면 되었다!
기쁜 마음에 주한 스위스 대사관에 비자 이관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OOO님은 이미 거주허가가 승인된 것으로 보여요.
보통은 비자 취득 후에 거주허가를 해주는 게 일반적인데, 이게 이민국에서 비자 없이도 거주허가를 승인해줄 수 있는 권한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거주허가 승인이 났으면 굳이 밀라노에 가서 여권에 비자를 받으실 필요가 없어요.

 
또잉 ㅇㅅㅇ???
그러면서 확실히 확인해보겠다며 이민국에 메일을 넣어주셨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답은 안 왔다.

근데 중요한 건 얼마 전 드디어 거주허가증 카드를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나는 비자 없이 거주허가를 받았다. (ㅇㅅㅇ??)

 

아무튼 이렇게 장장 9개월에 걸친 비자 문제가 해결되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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