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거주등록 & 통장 만들기 (feat. 비자 취득을 위한 이민국과의 전쟁)

스위스에 도착하면 일단 14일 이내에 거주등록을 해야 한다.
문제는 나는 스위스에 일단 무비자로 입국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을 때에도 칸톤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거주허가(Residence Permit)를 받으려면 여권+비자, 거주계약서가 필요하다길래 나는 비자가 있어야만 거주등록을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취리히 이민국에서는 나한테 스위스 통장을 만들어야 비자를 준다고 하고, 스위스 은행에 가면 Meldebestätigung(거주등록)이 있어야 통장 개설이 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한 달 동안 이 통장 문제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짧은 해외 생활 동안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모르면 발로 뛰어라"이다.
발로 뛰다 보면 해결이 된다..^^...

 

 

나 역시 일단 스위스 메인 은행 중 하나인 UBS에 가서 거주허가 없이 통장을 만들 수 있는지 문의했고 직원은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내 사정을 설명하자, 그러면 Kreisbüro(구청 개념)에 가보라고 했다. 가면 해결책이 있을 거라고...
나는 확실해야만 움직이는 편이라 가기 싫었지만, 들리는 은행마다 족족 Meldebestätigung을 요구하니 어쩔 수 없이 Kreisbüro에 찾아갔다.

참고로 Kreisbüro는 자기가 살고 있는 Kreis마다 있기 때문에 그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 보면 창구 번호로 불러준다.
창구에 가서 내가 스위스 통장이 없어서 비자를 아직 못 받았는데 Meldebestätigung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비자가 없어도 여권, 거주계약서, 학교등록증만 있으면 Meldebestätigung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지금 거주하고 있는 학생숙소가 3주짜리 임시숙소인데 괜찮냐고 했더니 임시숙소도 상관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바로 Meldebestätigung을 받을 수 있었다. (신청비는 무려 162프랑이다^^;;)

그리고 이민국과의 면접 날짜를 잡아준다. 나는 3월 중순에 할 예정.
이 면접 후에 카드로 발급되는 Aufenthaltsbewilligung(거주허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날 나는 곧바로 은행에 가서 통장을 개설했다. :)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 거주허가와 거주등록은 다르다.
- 거주등록은 비자 없이도 받을 수 있으며, 스위스 입국 14일 내에 신청해야 한다.
- 거주등록을 위한 주소는 임시도 상관 없다.
- 통장 개설은 거주등록증이 있어야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