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플랫 구성원은 아래와 같다. (나름 국기색으로 구별해봤다)

- 일리야: 우크라이나 남자애인데 무려 19살이다. 우리 플랫 공식 말썽꾸러기. 취리히 연방공대에 교환학생중이지만 곧 정식학생으로 편입하려고 준비중이다. 
: 스위스 남자애인데 20살로 일리야와 같은 학과이다. 키가 크고 토르랑 너무 닮아서 별명이 토르이다.
마르따: 스페인 여자애인데 20살로, 취리히대학교에 교환학생 중이다. 포스 있고 흥도 많은 장난꾸러기이다.
다니엘: 스코틀랜드 남자애인데 20살이고, 취리히대학교에 교환학생 중이다. 거의 매일 매순간 술을 마신다. 나긋나긋한 성격+말투로 마르따와 늘 티격태격하는데 그런 둘을 보고 있으면 너무 재밌다.
: 오스트리아 남자애이고 23살이다. 유일하게(?) 이 플랫에서 깔끔함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
- 난디따: 인도 여자애인데 20살이다. 그럼에도 벌써 석사학생이다. 모두가 어떻게 난디따가 20살에 석사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나는 한국인으로서 맵부심이 있다.
플랫친구 중에는 인도에서 온 난디따가 있는데, '매움'이라는 키워드에 대해서는 오직 난디따와만 대화가 통하는 듯 했다.
나머지는 다 유럽이라서 도통 공감대가 안 섰었다.

스위스에 온 지 두 달이 넘어가는 지금, 솔직히 한국음식이 엄청 그립거나 하진 않는다.
그런데 매운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가끔 있다. (스트레스 받거나 여기서 괜히 이상한 음식 도전해서 입맛 버렸을 때)

어느날 너무너무 불닭볶음면이 먹고 싶었다.
coop에서는 신라면만 팔고 불닭을 안 팔기 때문에 굳이굳이 중앙역에 있는 유미하나까지 가서 불닭볶음면을 2개 사왔다.

가격은 하나에 무려 2.75프랑, 거의 4천원이다.
신라면이 1.95프랑인 점을 감안하면 좀 비싼 편이다 ㅜㅜ

그래도 플랫친구들이랑 나눠먹으려고 먹여보려고 2봉지를 사왔다.
난디따는 "이게 너가 말했던 그 매운 라면이야?"하면서 엄청 좋아했고,
매운 걸 싫어한다는 다니엘"그래도 한 입은 먹어볼게"라고 했고,
음식은 뭐든지 주는 대로 거절하지 않고 받아먹는 일리야 "그래, 먹어보지"라고 했다.

그리고 대망의 시식..!
의외로 난디따는 엄청 매워했다. (끝까지 다 먹긴 했다.)
인도인 중에서는 매운 걸 잘 못먹는 편이라고 한다. 그래도 인도 사람 중 매운 거 잘 먹는 사람은 잘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맵기라고 했다.

다니엘은 의외로 맛있다고 했다. 하지만 맛은 있어도 그 끝에 뒷매움이 싫다고 했다. 그래도 의외로 덤덤히 잘 먹었다.

그리고 일리야...
일리야는 울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처음에 "좀만 줄까?" 했는데 괜찮다고 해서 좀 많이 (3분의 1 정도) 줬는데 다 먹긴 했지만 정말 울었다 ㅋㅋㅋㅋ  러시아어로 욕하면서... (일리야는 우크라이나인이지만 모국어는 러시아어라고 한다)

그리고 다들 설거지 안하는 사람 이거 벌칙으로 먹이자고 했다 ㅋㅋㅋㅋ

아쉽게 며칠간 배가 아팠던 마르따와, 아빠 생신으로 집에 갔다온 , 그리고 여행중인 은 못 먹었는데 은 매운 거 좋아한다고 해서 다음에 한 번 다시 시도해보려고 한다.

오늘도 평화로운 우리 플랫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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