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스위스 유학 일기] 나의 청춘시트콤 학생숙소 이야기4: 휴지 논쟁

우리 플랫 구성원은 아래와 같다. (나름 국기색으로 구별해봤다)

- 일리야: 우크라이나 남자애인데 무려 19살이다. 우리 플랫 공식 말썽꾸러기. 취리히 연방공대에 교환학생중이지만 곧 정식학생으로 편입하려고 준비중이다. 
- 얀: 스위스 남자애인데 20살로 일리야와 같은 학과이다. 키가 크고 토르랑 너무 닮아서 별명이 토르이다.
- 마르따: 스페인 여자애인데 20살로, 취리히대학교에 교환학생 중이다. 포스 있고 흥도 많은 장난꾸러기이다.
- 다니엘: 스코틀랜드 남자애인데 20살이고, 취리히대학교에 교환학생 중이다. 거의 매일 매순간 술을 마신다. 나긋나긋한 성격+말투로 마르따와 늘 티격태격하는데 그런 둘을 보고 있으면 너무 재밌다.
- 벤: 오스트리아 남자애이고 23살이다. 유일하게(?) 이 플랫에서 깔끔함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
- 난디따: 인도 여자애인데 20살이다. 그럼에도 벌써 석사학생이다. 모두가 어떻게 난디따가 20살에 석사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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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생숙소의 플랫에서 사용되는 물품은 모두 플랫원들이 갹출해서 공동구매한다.
예를 들면 화장실 휴지나 퐁퐁, 수세미, 쓰레기 봉투 같은 것들이다.

근데 얼마 전부터 화장실 휴지가 동났었다.
그래서 화장실이 3개임에도 화장지가 남아 있는 곳은 한 군데뿐이어서 한 군데만 사용 가능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들 바빠서 그 누구도 휴지를 사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지어 다른 층에서 급한대로 몇 개를 빌리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 일리야가 휴지를 사왔다. 엄청 뿌듯해하며 자랑스럽게 "얘들아, 이것 봐봐. 내가 휴지 사왔어! ;)"라고 했는데 여기서 휴지 논쟁이 시작되었다 ㅋㅋㅋㅋ

마르따가 "오, 대박. 안 그래도 진짜 다 떨어져서 학교 화장실에서 휴지 좀 챙겨올려 했는데."라고 말한 것이다.
얀이 "학교에서?"하니까,
마르따가 "나 스페인에서는 애들이 학교 휴지 다 가져가서 아침에 좀만 시간 지나도 휴지 안 남아 있었어. 다들 그런 거 아냐?"했고
얀과 나는 엄청 황당&신박한 행동에 웃었지만
일리야는 "우리돈데? 우리는 큰 가방 가져가서 가방에 다 넣어왔음" 이라고 했고, 마르따는 "아, 아린 그 정도는 아니야. 근데 이미 다 가져가고 없음"이라고 했다 ㅋㅋㅋㅋ

뭔가 이런 솔직한 모습들이 참 귀엽다. 스무살들의 풋풋하고 철없는 모습들 ㅋㅋㅋ
오늘도 평화로운 우리 플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