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참 전 얘기지만 나도 고3 입시할 때 경찰대에 지원을 했었다. 그때의 이야기를 적어볼까 한다.

지금은 바꼈을 수도 있지만, 당시 경찰대 입시는 여러 특징이 있었다.
- 여학생은 정원의 10%만 뽑았다. 그래서 여자 커트라인이 좀더 높았다.
- 1차 필기시험이 수능 전에 있었다.
- 2차 체력시험 등은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수능 후에 이뤄졌다.
- 수능과 내신 성적도(아마도) 들어갔다.
- 경찰대 지원은 수시 및 정시 지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추가모집 같은 개념이다.

사실 당시 내 꿈은 교수로 경찰과는 거리가 있긴 했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씩 '내가 경찰대에 합격했더라면' 하는 상상을 할 만큼 경찰, 군인 같은 직업들이 성격에 맞기도 했고 당시는 어디든 가고 싶다는 처절한 수험생의 마음이었기 때문에 경찰대에 지원했다.
무엇보다 경찰대는 수시 6회 지원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한 번의 추가 기회를 얻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수능 전 입시시험의 현장감을 겪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무튼 그래서 경찰대에 지원했고 1차 필기시험을 봤다.
결과는 광탈이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당시 필기시험은 굉장히 (살짝 더티하게) 난이도가 높았다.
수학도 일반 수능 스타일이 아니라 심화로 꼬아놓은 문제가 출제됐고, 무엇보다 국어는 맞춤법 관련 문제들이 많았다.
그래서 시험을 보며 '경찰대 준비 따로 안 하길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우리 반에는 고등학교 3년 내내 경찰대를 가고 싶어하던 친구(A)가 있었고, 반면 나처럼 그냥 지원해 본 친구(B)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A는 탈락하고 B는 합격했다. (물론 A도 다른 좋은 대학에 합격했다)

이걸 보고 다시 한번 경찰대는 (적어도 입시 측면에서) 뭔가 플러스 알파로 생각하는 게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경찰대는 수시도 아니기 때문에 합격해도 꼭 가야 한다는 법이 없다. 다른 수시, 정시 합격한 대학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

여러모로 경찰대는 상위권 대학들을 지망하는 입시생들이라면 한번 지원해보면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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