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이과 vs 특별한 학생이 되고 싶어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막 덧셈을 배웠을 때 덧셈이 너무 재밌어서 아빠한테 10자리 수학문제를 내달라고 하고 푸는 게 제일 재밌는 놀이였을 만큼?
그리고 중학교 1학년 때는 수학의 정석을 공부했던 게 기억이 난다. (물론 학원에서 시키니까 했던 거였지만 어쨌든 나름 재밌게 공부했다. 하지만 훗날 정석책은 탁구채가 되었다. 집에서 탁구칠 땐 정석책만한 게 없다.)
그리고 과학도 좋아했다. 특히 화학을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여러 요소가 만나 새로운 물질을 생성한다는 게 신기했기 때문이다.
좋아했다고 했지 잘했다고는 안 했다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잘하는 거는 별개의 이야기다.
물론 평범한 애들 중에서는 잘하는 편이었지만, 내 주변에는 늘 비범한 아이들이 많았다. 나는 그냥 성실한 악바리이지 머리가 좋은 건 아니다. 그래서 남들이 보면 비슷해보일지 몰라도, 비범한 영재들 속에서 평범한 나는 늘 뒤처지는 느낌을 받았다.
특목고를 가고 싶어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던 중학교 3학년, (그때는 몰랐지만) 중2병에 걸린 나는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는 가기 싫었다. 특별한 고등학교, 특목고를 가고 싶었다. 그래서 과고를 가려고 했지만, 화학 올림피아드 대회에 나가서 외계어로 된 시험지를 보고 뼈저린 아픔만 안고 돌아왔다.
그리고 과고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특목고는 가고 싶어서 급작스럽게 외고 지망으로 전향했고 결국 합격하여 입학했다. 이렇게 이과를 가야했을 나는 문과의 길을 걷게 되었다....
탈출할 수 없는 문과의 늪
그나마 대학 진학을 준비할 때는 심리학과나 경제/경영학과처럼 나름 이과 요소가 가미된 학과를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모 대학의 원서를 넣는 당일, 실시간 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일어일문학과를 보고 혹했다. 어차피 외고에서도 일본어 전공이니 일어일문도 나쁘지 않을까 싶어 홧김에 지원했다. 그리고 붙어버렸고, 진학했고, 졸업했다. (나중에 최종경쟁률이 타학과랑 똑같았던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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