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학원 합격까지의 여정
학점은행을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나는 타전공 학사과정이었기 때문에 6개월이면 마칠 수 있었지만, 조금 더 해보고 싶은 마음(사실 대학원 진학 때문)에 올해까지 학위수여를 미뤘었다.
결국 15개월간의 학점은행 끝에 필요학점인 48학점을 초과하여 84학점을 취득했고, 7월에 학위를 신청하여 오늘 합격 결과를 통지받았다.
(아래 사진에서 4월이라고 나오는 건 4월에 학위수여예정증명서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나는 직장을 다니며 학점은행을 하였는데, 약간 바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절대로 '무리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배움으로 가득찼던 시간에 만족스럽다.
비용도 48학점 기준으로면 100만 원이 안 들었다. 시험응시료나 교재값까지 한 60만 원 정도...?
(초과이수하면서부터는 귀찮아서 체크를 안 했더니 정확하진 않다)
무엇보다 '학점은행을 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반신반의의 생각과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었는데, 목표했던 해외 대학원 합격까지 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아 너무 뿌듯하고 감사하다.
학점은행 학위의 가치에 대해
학점은행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며 "학점은행을 하는 게 낫나요?"라는 질문들을 많이 보곤 했다.
내가 본 통상적인 대답은, 학점은행이 목표라면 "No", 학점은행이 수단이라면 "Yes"였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의 승진이나 해외 비자 발급 등 어떤 형태로든 '학위'가 필요한 경우나, 대학 편입, 대학원 진학과 같이 학점은행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고 하는 경우에 학점은행은 굉장히 좋은 도구이다.
하지만 그외의 경우, 학점은행이 일반 학위와 같은 효력을 지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애초에 따는 과정이 매우 편하고 짧기 때문에 대등한 결과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나 역시 학점은행 학위가 내가 희망하는 대부분의 해외 대학원에서 인정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ㅜㅜ (5군데를 넣었는데 1곳만 합격했다.)
독일도 비슷하다고 한다. 케바케이겠지만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등의 일부 대학원에서는 인정해주는 곳도 있다. 어쨌든 국가에서 대학원 진학 요건 충족자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내가 합격한 취리히 대학에서도 서류 심사 과정 중 학위수여자가 누구인지 나에게 물어봤다.
이 학위를 인정할지 말지 고민하는 듯 했다.
그래서 내가 학위수여자는 교육부장관이며, 국내 법조문까지 스크랩하며 대학원 진학이 가능하다는 것을 어필하니 며칠 뒤 합격 결과를 알려줬다. (물론 종합평가이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학은제 학위를 100% 인정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니 본인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잘 알아보고 시작하면 좋을 듯 하다.
또 간혹 '배우고 싶어서' 학점은행을 할까 고민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반반인 것 같다.
나도 나름 배움의 욕구로 학점은행을 시작한 것은 맞지만, 학점은행을 통해 질 좋은 강의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의질로만 따지면 차라리 코세라나 유튜브 무료 강의들, 아니면 방통대 청강이 나을 것이다.
다만 그 끝에 학위라는 성취물이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학점은행이 온라인 평생교육이기 때문에 좀 허술한 부분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학점은행이 없었다면 내가 공학사를 딸 거라고 상상이라도 했을까? 그리고 이렇게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을까?
남들이 보기에 대단한 업적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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